10층 창밖으로 바라보다

10층 창밖으로 바라보다

너를 찾기 위해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가
인파 속을 비집고 들어가 헤매다가
우산을 접고
차 한 잔을 들고
10층으로 올라가서
창밖 세상을
무심코 바라보았다.
너가 보였다.

<2016-12-26, sunhee>

거리를 두고
다른 곳에서 바라볼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는 것들이 들리고,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 느껴질 때가 있다.



산다는 건 흘러간다는 것

산다는 건 흘러간다는 것

산다는 건 흘러가는 것인데
나의 실수에 대해서
조마조마해 하기 보다는
배짱을 가져 보기로 했다.

나이가 들면서
나를 사랑하면,
나는괜찮다.

<2016-12-12, sunhee>

빗속밤길

빗속밤길

눈물을 쏟아붓고, 길을 나선다. 
우산에 와서 부딪치며 말을 걸어주는 빗소리가 좋다.
고개를 들어보니, 불빛들이 어둠 속에서 말똥말똥 ...

차가운 공기가 옷깃을 스치듯 지나간다. 
시야가 맑고, 깨끗하다.

<2016-12-01, Sunhee Park>

밤새 울어도 좋다, 웃어도 좋다.
비우면 홀가분하다.

교차


교차

황금 달 배웅하고,
동이 트는 새벽

보일 듯 말 듯
닿을 듯 말 듯

차갑고 맑다

<2016-11-24, Sunhee>

만감이 교차될 때,
정리가 되고,
plan이 서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내려놓는다

내려놓는다

움켜쥐고 있었던
농염한 잎들을
바람이 부는 대로
내려놓는다

앙상한 가지 속에
그 진한 가벼움이
맨몸으로 서 있다.

<2016-11-14, Sunhee>

분한 마음이 들 때,
내가 가지려고 했던 것들을 
가만히 내려놔 본다.
존재의 가벼움에 취하게 된다.


나는 나를 모른다

나는 나를 모른다

핸드폰 사진기에 보이는 나
사진 속 나
유리창에 비친 나
거울에 반사된 나
무수히 많은 나
나는 나를 본 적이 없다..
나는 나를 모른다.

<2016-11-11, Sunhee Park>


내 안에는 무수히 많은 내가 있다.
나는 나를 직접 본 적이 없다.
나는 나를 잘 모른다.
그래서 항상 생각한다.
나는 누구일까...







11월 7일 A.M. 7시 5분

11월 7일 A.M. 7시 5분

어둑한 공기를 헤치고
걷다보면,

지상의 샛별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힌다.

잠시 멈추고, 바라본다.

잔물결 위로 뿌려진 햇살처럼, 
형형색색의 낙엽들이
아침 찬 바람에
빛을 발하며
쉼없이 폴락거린다.

거리를 두고, 바라본다.

내 입술이 바르르 떨고 있다.
아슬하게 요동치는 나뭇잎처럼


바람에 나부끼는 낙엽들이 눈부시고 아름다운
어느 11월의 아침 풍경을 만끽하며 ..

<2016-11-08, sunhee>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
사람, 물건, 풍경 …
거리를 두고 보는 것 만으로도
정리가 되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살구

살구

너의 발그레한 볼에
입맞춤 하듯

소소한 이야기들이
녹음 속에 짙어간다.

한 줄기 스치는 바람에
입 안 가득 퍼지는
싱그러움

살구나무 잎 나부끼는
어느 여름 날의 오후

가슴 한 켠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시리도록 고운 빛깔

2016-10-25, Sunhee Park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의 어울림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습정 양선덕, 살구 2016>

황금빛 들녘

황금빛 들녁

밤공기를 가르며 달려오다가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린,

어느 서늘한 오후
저 언덕 너머
샛노란 노을이
그대로 스며든,

드넓게 펼쳐진
황금빛 들녘

따뜻한 숨을 불어넣어
가슴을 파고드는 바람,
그 운율에 맞추어

황금 물결들이
일제히 일렁거린다.

나는 시간을 잊은 채
황금빛 들녘 안에서

바람이 부르는
파도를 타면서,  
몸을 가누어 본다.

2016-10-17, Sunhee

살면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어떤 풍경은
가슴이 따뜻해지고, 여유로와진다.
















<습정 양선덕, 황금빛 들녘 2016>

낙엽

낙엽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숱한 나날들
Timeless

진한 시간의 때가
발산하는 빛깔이
오로라처럼 황홀하다.

햇살이 밝아서
바람이 샛별처럼 청량해서
더 눈물겹고, 눈부신
어느 가을 날

한 잎 한 잎 켜켜이 놓여진
나무의 눈물 위로
뚝뚝 떨군다, 빗물이

2016-10-10, Sunhee Park

누구나 죽는다. 죽는 시기가 다를 뿐이다.
죽음을 당당하게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한다.




<습정 양선덕, 낙엽 2016>

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밤

차고 시린 밤
정적만이 흐르는 나의 집
작은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아련한 추억 속 노란 불빛이
하얀 눈과 함께 밤새 내린다.

2016-10-05, Sunhee Park

정적만이 흐르는 밤 명상에 잠긴다.


<습정 양선덕, 눈 내리는 밤 2015>

호박

호박

풀섶에 가려 보이지 않는
담벼락에 자리잡고

맏며느리 궁둥이처럼
묵직하게 옆으로 퍼져서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은은하게 쏟아지는
달빛 별빛 아래
반딧불이 말을 걸고,
영롱한 귀뚜라미 소리

까만 밤 지새우다 보면
비바람이 무심하다.
세월이 덧없다.

펑퍼짐한 황금빛
호박 궁둥이
자꾸 매만지게 된다.

2016-10-4,Sunhee park

세상이 무심할 때에도 나만의 삶의 방식대로 ..

<습정 양선덕, 호박 2014>





한가로움

한가로움
바닷물이 빠져나간 갈대숲에
둥덩게가 마실 나왔다.
삐딱선을 그리면서 놀다가
한가로움을 타고
발길 닿는 어디론가
훌쩍 가버릴 것 같다.

2016-09-30, sunhee

혼자만의 시간에는
발길 닿는 어딘가로 가본다.





<습정 양선덕, 한가로움 2016>
엄마어렸을때 바닷가에 갈때숲이 많았거든
물이 빠지면 게들이 갈대숲에서 놀고있어~
그래서 한가로움이야.

다듬이질

다듬이질

시골집 툇마루에 앉아서
먼 밤하늘 올려다 본다.

청수 한 그릇 옆에 두고,
물 한 모금 뿜어내면,
가슴 속 기억들이 아련하게 스민다.

상념의 불꽃들이
반딧불처럼 흩날리고,
다듬이질로 펼쳐지는 난타 공연

높고 낮은 선율이 오르내리며
관객 없는 창공에
맑고 고운 소리로 울려 퍼진다.

2016-09-29, Sunhee Park

일상 생활 속에서 스며드는 나만의 색깔




<습정 양선덕, 다듬이 2016>

엄마가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낮에는 일하시고
저녁이 되면 툇마루에서 다듬이질을 많이 하셨어~
물 한 사발 옆에 놓고
물 한 모금 머금어서 뿜으면 천이 촉촉해 지거든~
그러면 풀기가 골고루 스며들어. 그래서 물그릇이 있는 거야
다듬이질을 하면 주로 방망이 두 개를 양손에 들고 하시는데 나름 박자가 있어~
지금의 난타처럼~
그러면 그 다듬이 소리가 높고 낮은 선율이 있으면서 맑고 고운 소리로 울려 퍼졌어~
어쩌면 그 소리가 애처롭게도 들릴 때가 있어~
-습정 양성덕-

장독대

장독대

짠만 매운맛 울화병 속에 품고
홀로 외로이 묵묵하게 긴 밤 지새며
우직하게 서 있는 너를
속앓이 쓸어내리듯
한바탕 빗줄기로 어루만져 본다.

대낮에 햇빛을 받아 빛나는 장독대 위에
무심코 올려 보는 돌멩이 하나에 담은 염원
봉숭아가 말을 건넨다.
2016-09-23, sunhee

stay hungry, stay foolish_스티브 잡스
묵묵하게, 우직하게 자기 할 일을 하면서,
자기 갈 길을 가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습정 양선덕, 장독대_추억의 그림움 2013>

청수기 (새벽)

청수기

샛별이 먼저 마중하는 새벽녘,
차가운 공기 한 모금 들이마신다.


적막함 안에서 모은 두 손이
천상의 아리아에 가 닿을 듯이 간절하다.

2016-09-22, sunhee

새벽녘 고요함을 즐기는 시간이 좋다.
이 시간에는 간절함이 솟구치고,
간절한 기도가 내면에서 의식화 돼
현실에 투영한다.

<습정 양선덕, 청수기 (새벽) 2014>
습정은 새벽녘에 간절함을 다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나팔꽃과 강냉이

나팔꽃과 강냉이

자줏빛 나팔꽃들이
알알이 빼곡한 강냉이 줄기를
스치는 바람에 불어온
흩어진 기억들을 타고 오른다.

쇼팽의 바이올린 선율처럼
휘감으면서 흘러 오르는
추억 여행을 걷는다.

2016-09-21, sunhee

길가에 핀 꽃 한송이를 보면서도 여행을 떠난다.
소소한 일상이 여행처럼 새롭고 즐겁다.


<습정 양선덕, 나팔꽃과 강냉이_아름다운 추억 2016>

엄마와 아들

엄마와 아들

평생 나의 젖가슴을
너에게 내어주고 싶지만, 
아가야, 너도 어른이 될 것이다.

아가야,
너가  귀기울여 들은
엄마의 심장 소리를 기억하렴.
그리고 가슴 뛰는 삶을 살아라.

너를 품고 뛰는
엄마의 심장이 애틋하구나.

2016-09-20, sunhee


<습정 양선덕, 어머니와 자식 2008>
엄마가 자식을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커피

커피와 바다

바다를 안은 창가에
커피 한 잔을 들고 가만히 앉았다.

잔잔한 파도가  일렁거리며
그런 거라고,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해준다.

하얗게 부서지는 은하수
커피 한 목음
가슴을 적신다.

2016-09-19, sunhee

바다의 쉼없는 물결과 차 한 잔이
내 속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

내가 바다에 쏟아부은 마음들이
저 바다 위에서는 반짝이는 물결로 일렁이는 것 같다.


<습정 양선덕, 커피 알을 쏟아붓고 2013>
위의 작품은 습정이 세 살배기손자를 돌봐주며 일어났던,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과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