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끄트머리에서

 

<여름의 끄트머리에서>

 

숨막히는 뜨거운 날들

상처가 곪아서 터지던 그 날

소낙비가 하염없이 내렸다.

 

축축하게 늘어진 땅을 걷다가

잘 씻겨진 빨래처럼

파란 하늘에 나를 맡긴다.

 

이글이글 타올랐던

한낮의 아지랑이 꽃피우던

거리에서 숨가쁜 걸음들에게

바람의 쉼표를,

이젠 안녕


<2019-08-14, SUNHEE>

나무와 별과 울림

나무와 별과 울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별바라기로 밤을 지새고,
또 지새웠다.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는
바람이 있는 힘을 다해
몰아세우면
내맡겼다. 알았다고.
알았으니 알아서 하라고.
나를 가지라고.


뜨겁게 타오르는 목마름을
문득 찾아온 소나기와 함께
오열과 눈물로 퍼붓고 나면,
나도 모를 텅 빈 공간이 새어나와
한 숨을 돌렸다.


그 어느 순간에도
아무도 볼 수 없는 곳에서
두 손으로 나는 너를
꼭 부여잡고 있었다.


캄캄한 밤에 맞은
시린 공기를 어르며 
뿌리 깊이 지켜 온
간절한 울림이
바이올린을 켜며
천상의 선율로
울리고 있다.


<2019-08-14, SUN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