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살구

너의 발그레한 볼에
입맞춤 하듯

소소한 이야기들이
녹음 속에 짙어간다.

한 줄기 스치는 바람에
입 안 가득 퍼지는
싱그러움

살구나무 잎 나부끼는
어느 여름 날의 오후

가슴 한 켠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시리도록 고운 빛깔

2016-10-25, Sunhee Park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의 어울림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습정 양선덕, 살구 2016>

황금빛 들녘

황금빛 들녁

밤공기를 가르며 달려오다가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린,

어느 서늘한 오후
저 언덕 너머
샛노란 노을이
그대로 스며든,

드넓게 펼쳐진
황금빛 들녘

따뜻한 숨을 불어넣어
가슴을 파고드는 바람,
그 운율에 맞추어

황금 물결들이
일제히 일렁거린다.

나는 시간을 잊은 채
황금빛 들녘 안에서

바람이 부르는
파도를 타면서,  
몸을 가누어 본다.

2016-10-17, Sunhee

살면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어떤 풍경은
가슴이 따뜻해지고, 여유로와진다.
















<습정 양선덕, 황금빛 들녘 2016>

낙엽

낙엽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숱한 나날들
Timeless

진한 시간의 때가
발산하는 빛깔이
오로라처럼 황홀하다.

햇살이 밝아서
바람이 샛별처럼 청량해서
더 눈물겹고, 눈부신
어느 가을 날

한 잎 한 잎 켜켜이 놓여진
나무의 눈물 위로
뚝뚝 떨군다, 빗물이

2016-10-10, Sunhee Park

누구나 죽는다. 죽는 시기가 다를 뿐이다.
죽음을 당당하게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를 해야한다.




<습정 양선덕, 낙엽 2016>

눈 내리는 밤

눈 내리는 밤

차고 시린 밤
정적만이 흐르는 나의 집
작은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아련한 추억 속 노란 불빛이
하얀 눈과 함께 밤새 내린다.

2016-10-05, Sunhee Park

정적만이 흐르는 밤 명상에 잠긴다.


<습정 양선덕, 눈 내리는 밤 2015>

호박

호박

풀섶에 가려 보이지 않는
담벼락에 자리잡고

맏며느리 궁둥이처럼
묵직하게 옆으로 퍼져서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은은하게 쏟아지는
달빛 별빛 아래
반딧불이 말을 걸고,
영롱한 귀뚜라미 소리

까만 밤 지새우다 보면
비바람이 무심하다.
세월이 덧없다.

펑퍼짐한 황금빛
호박 궁둥이
자꾸 매만지게 된다.

2016-10-4,Sunhee park

세상이 무심할 때에도 나만의 삶의 방식대로 ..

<습정 양선덕, 호박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