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 여자의 혼잣말, 헤매다

40살 여자의 혼잣말, 헤매다

출퇴근 길에 펼쳐지는 커피숍 정경들이 눈에 밟힐 것 같아서 헤맨다.
스타벅스, 백다방, 칼디, 아마스빈, 자스, 알레그리아, 미엘, 더벤티, 듀콩, 라디오베이, 별콩엔탐, 브레드투미트유, …
판교 테크노밸리의 카페거리에서 40살 여자, 혼잣말한다.

이 여자는, 단 한번이라도 누구와 함께 맛있는 커피를 마셔 본 적이 있는가.

내 여자의 남은 생을 진한 커피 한 모금으로 적신다.
본다. 맨발의 여자, 걷는다.

<2017-06-20, Sunhee>

40이 내 삶에 절반인지 그 즈음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
남은 생은 내 삶의 공원을 맨발로 거닐고 싶다.
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울고, 웃고 싶다.

그리움

그리움

손을 내밀면 멀어진다
한 모금 뿜어내는 
깊은 담배 연기처럼

너의 바람결 따라 
내 머리카락들이 흩날린다

쉼없이
왔다가 가고
갔다가 오는
내 삶의 파도

기약도 없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심장 하나가 파도에 둥둥 떠 있다

<2014-06-20, Sunhee>


술 빨래

술 빨래

여러가지 얼룩진
마음들을
술로 헹구고

물에 흠뻑 젖은 빨래처럼
축 늘어진 심신을
침대에 널어
곤잠으로 말린다.

채 마르지 않은
축축한 심장을
새벽 공기가 들어와
걷어낸다.

<2014-06-13, Sunhee>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서 축 늘어진 빨래가
나의 자화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바람아

바람아

바람아, 불러줘 나를

너가 부르면
맨발로 나가
파도 소리에 기대어
나도 너를
목놓아 불러보고 싶다.

바람아, 나를 깨워줘

녹음 짙은 머리채를 세차게 휘저으며
외발로 서 있는 나무처럼 
내 옷깃, 내 머리카락
너에게 맡기고 싶다.

<2014-06-09, Sunhee>

바람이 세차게 분다.
사방으로 헤드뱅하는 저 나뭇잎들처럼
나도 바람을 맞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