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찰나

그 순간의 찰나 

내 가슴이 찍은 
그 순간의 찰나 

그 사진이 
살아가면서 생각나 

슬픈 
고마운
애틋한
아쉬운 

내 가슴이 찍은 
그 순간의 찰나 

그 사진이 
가을 잎처럼 많은 빛깔을 간직하고 

지금 아리게 떨구고 있어 
더 아름다운 빛깔을 만들기 위해서 

<2020-11-19, Sunhee> 

가을

 

가을

 

혼자 간직했던

그 황홀한 빛깔

바람에 맡기며

하염없이 내려놓는다.

 

그런 가을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가을 너의 품에 안겨

가을 너의 냄새에 취해

가을 너로 살아본다, 오늘은  


<2020-11-16, sunhee> 


가는 낙엽

가는 낙엽


누군가의 시처럼 

깊고 진한 아름다움의 무게조차 내려놓고 

다시 날아오를 시간이겠죠.


가을은 갈 날을 준비하는 

낙엽이겠죠.

<2020-11-05, sunhee>



먹구름

어느 날 먹구름 


맑은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온 하늘을 이리저리 

휩쓸고 돌아다녔다.


어느 날 갑자기  

내 마음을 휘집고 

잡힐 듯 말 듯 

바람처럼 헤매다가


무거운 그늘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더니 


천둥 번개 동반한 

요란한 소리들과 함께 

비워졌다. 


<2020-10-19, sunhee>


페튜니아

페튜니아

흙에서 피어난
페튜니아 빛깔은
보라만한 게 없더라

찐보라의
앙증맞고 야물고 고귀한 자태
마음이 홀리더라

보라와 벗삼아 데리고 온
하늘 분홍 페튜니아들을
하늘 배경으로
자리해 두었더니

하늘 분홍 꽃잎을 단 
나비들이 하늘을 노니는 것처럼 
자유롭더라. 그 자유가 소중하더라. 

내 영혼이 부르는 사람, 가고 싶은 곳에서 
나만의 꽃잎으로 춤추고 싶다. 

<2020-06-16, sunhee>

빛깔향기


빛깔향기

사람은 저마다 빛깔향기가 있다
사랑은 저마다 빛깔향기가 있다

사랑의 빛깔향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은은하게 비추는 달빛처럼
밤에 마주하는 별빛처럼
만질 수 없는 한 줄기 바람처럼
주룩주룩 하염없는 비처럼


친절하고 아름다운
빛깔 그리고
향기 그윽한
수호천사

<2020-06-16, sunhee>

홀로 핀다

<홀로 핀다>

 

바람 불어와

홀로 나부끼는

세련미가 고독하다.

 

파르르 떨다가

장대비에 흠뻑 젖어

축처진 날개에

이슬이 맺혀 있다.

 

 

한 줌 흙을

억척스럽게

쥐고 있는

마디마디에서

올라오는

그윽한 연기 같은

향기

 

한참, 머뭇거렸다.

 

<2024-05-30, sunhee>


찔레꽃

찔레꽃

칠흑 같은 밤하늘에
먹물을 토해내면서도

별 하나, 나 하나 
시린 바람 한 가닥과 지샌
숱한 날들 속에서


길모퉁이에
하이얀 치마폭을 두르고
서 있는 찔레꽃 당신

그 진한 향기에
설움을 토해냅니다.

<2020-05-11, sunhee>

 

하염없이 내리는

하염없는 비가

 

창문 밖에서

멈칫하다가

 

커피 한잔 하고

하릴없이

사라졌다  

 

<2020-05-06, sunhee>


쑥섬


<쑥섬>

 

쑥섬,

펑퍼짐하게 널려 있는 게으른 볕에서

고양이가 나뒹굴고,

들꽃, 길꽃이 오도카니 앉아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후미진 골목 골목

손짓 인사 주고받고

샛길과 샛길이 만나는

그림 속 다락방


<2020-05-06, sunhee>

봄바람 한 줌

봄바람 한 줌

마냥 따뜻했던

소낙비가 내리던
어느 날,잃어렸다
마냥 행복했던
나의 봄

시린 가슴이
불러내
다시 만난
한 줌의 봄

눈이 부시게
흩날리는
봄의 노을

붙잡고 있던
깊은 한 숨을
놓아준다

——————

봄기운이 느껴지는 날
그동안 얼어 붙었던
무거운 마음도 봄기운과 함께
따뜻하게 녹아내린다는 ..

<2020-02-20, sunhee>

보석

보석

시린 바람이 부는 깜깜한 새벽 하늘에
문득 찾아와 황금 빛으로 물드는,
태양처럼 따뜻한 보석이 나에게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환해지는
나도 모르게 투명해지는
그런 보석이 내 가슴 속에
살고 있습니다

당신, 고맙습니다.

<2020-02-14, sun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