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게

 

가을에게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너의 짙은 빛깔을 바라보면서도

너의 그윽한 향기를 맡으면서도

한 줄의 시를 쓰지 못하였다.

 

다음에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빛깔과 같은 향기로

그대로 있어 주기를 바라면서

 

미안하다.

지금의 너와 

다음 그 다음의

가을마다 너는 

다 다른 가을인데

 

내가

미안하다.

 

<2021-11-18, Sunhee>

가을에 흩날리는 눈

가을에 흩날리는 눈 


절정에 이르러 형광빛을

형형색색으로 뿜어내는데

허공에서 길을 잃은 흰눈이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분명 가을인데, 무르익었는데

마음은 흩날린다.

겨울 눈처럼  

바라보다

바라보다

살면서
가슴 속에 간직한 보석은
시리도록 파랗다
 
바라본다 창문 너머
하늘, 바다, 나무, 노을, , 달 그리고
해바라기 
 
내가 보듬은 너가
내가 사는 우주가
나였다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가 닿을 수 있는
819초의 별
 
너를 바라보면서
나와 교감한다
 
*819초는 지구에서 태양까지 빛의 속도로 갈 때 걸리는 시간

숨표

숨표

 

민들레 홀씨처럼 

너의 웃음 소리가

흩날린다.

 

한번 더 불어본다. 

너의 목소리 


새벽 하늘 풍경에

한 숨을 덧칠한다.

한번 더 덧칠한다. 


굴뚝 연기처럼

훈김 솔솔 피어오르는

커피 향

그래, 됐다. 

 

<2021-06-21, Sunhee>

지금, 나, 살아 있다는 것

 지금, , 살아 있다는


봄바람에 깊은 바람을 보태어 바라보는
벚꽃 벗삼아 돌아보는
달무리 지는 밤하늘에 나를 적셔보는
가슴에 하나 심어보는
주룩주룩 장대비에 젖어보는
잔과 마주앉아 사는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소소한 일상의 메모가 곁에 있는
엄마가 엄마 목소리가 보고싶은
문득 안나(길고양이) 걱정되는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먹먹하다가도 가슴 뛰는것, 설레이는
누군가의 작은 친절에 흠뻑 취해보는
새벽 일출 조명 아래에서 춤추고 싶은
사람을 사랑하는
지금 쉬고 있는
살아 있다는

 

<2021-04-22, Sunhee>

필 때, 질 때

필 때, 질 때 

벚꽃 필 때,
맘껏 피어나라 

벚꽃 질 때 ,
바람에 몸 맡기고 

호로로 
발레리나  

필 때, 질 때 
아름다운 
벚꽃처럼 

<2021-04-02, Sunhee> 

봄 is 고양이

봄 is 고양이 

꽃잎은 눈부시는데
설레발치는 바람이 온몸을 후비는데

가만히 들여다 보면 
가슴이 시려오는

알 수 없는 
너 

봄 is 고양이 

<2021-03-26, Sunhee> 

벚꽃 is 벗꽃

벚꽃 is 벗꽃 

눈이 부시도록
가슴 시리도록
벚꽃 흩날리는 날 

빗속 벚꽃 벗삼아 
즈려밟고
나도 함께 흩날린다 

<2021-03-26, Sunhee> 

꽃잎 하나에

꽃잎 하나에  

봄바람이
눈부시다

흩날리다 

꽃잎 하나하나
나다
너다
그다
그녀다

<2021-03-01, Sunhee> 

나다너다

 

나다너다

 

수평선 그리고 하얀 파도

나다너다  

 

밤바람에 스치는 설렘

너다 나다

그다 그녀다 ..

 

심장이 흔들리는

울림과 떨림은

나다 너다 그다 그녀다

 

<2021-03-01, Sun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