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향기
갈 곳 잃은 바람이 거칠게 나를 몰아세우고
정신없이 흔들어 댄다
나의 영혼은 그 사이를 빠져나와
까만 눈웅덩이에서 새어 나오는 강줄기를 타고 유유히 흘러간다
잠을 뒤척이다가
나의 여행길에서 만난 샛별아,
너를 보니, 그냥 참 아린다
흙 속에 파묻혀 혼자 피어난
여리여리한 들꽃 그 그윽한 향기에
시름이 눈 녹듯 녹아내린다
하나하나 눈에 담고 가슴 속에 담고
어느 외딴 집 처마 밑에 다다르니
허공에서 온몸으로 불을 밝히는 등불이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다
촛농을 떨구는 초의 간절함으로 두 손을 모으고
헤매는 나의 영혼과 조우한다
새벽 하늘을 밝히는 샛별이
경종 소리와 함께 심금을 울린다
움켜 쥐었던 손가락들을 펴고 두 팔을 벌려본다
손가락 사이로 바람이 날아간다
다시금 모진 바람 불어오면
크게 한 숨 들어마시고,
가슴 속 진한 향기로 작별하여 배웅하리라
<2018-05-30, SUN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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